결정립 크기, 즉 평균 결정립 지름은 다결정 금속의 기계적 성질에 영향을 미친다. 입계를 공유하는 바로 옆 결정립은 결정 방향이 다르다. 소성 변형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슬립 현상은 한 결정립에서 다른 결정립으로 입계를 가로질러 일어난다. 입계가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두 결정립의 결정 방향이 다르므로, 전위가 다른 결정립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동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결정 방향의 차이가 클수록 전위의 이동은 더 어렵다. 둘째, 입계 부위에서는 원자가 무질서하게 위치하므로 한 결정립의 슬립면은 다른 결정립의 슬립면으로 연속해서 이어지지 않는다.
변형 중에 전위는 고각 결정립계를 넘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 결정립의 슬립면의 첨단에 응력 집중을 일으킴으로써 인접 결정립에 새로운 전위를 생성시킨다. 미세한 결정립을 갖는 재료는 굵은 결정립을 갖는 재료보다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입계의 면적이 더 크므로, 미세한 결정립 재료가 더 단단하고 강하다. 많은 재료에서, 항복응력과 결정립의 크기는 Hall-Petch 관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매우 큰 결정립이나 아주 미세한 결정립 크기의 다결정 재료에 이 식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결정립 크기는 액상-고상 변환에 따른 냉각 속도 조절 및 소성 가공 후의 적절한 열처리를 통하여 조절할 수 있다.
입자 크기를 감소시키면 많은 합금의 강도뿐만 아니라 인성도 향상된다. 소각 결정립계는 양쪽 결정립 사이의 결정 배열의 차이가 작으므로 슬립 과정을 방해하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반면에, 쌍정은 슬립 작용을 효과적으로 방해하여 재료의 강도를 높인다. 2상의 상 경계도 전위의 움직임을 방해하는데, 상의 크기와 모양은 다상 합금의 기계적 성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결정립 크기 감소는 여러 합금의 강도뿐만 아니라 인성을 향상시켜 준다.
금속을 단단하고 강하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침입형 또는 치환형 고용체 합금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른바 고용체 강화이다. 고순도 금속은 동종의 합금보다 항상 연하고 약하기 때문에, 이종 원소의 농도를 증가시키면 인장 강도와 경도는 증가한다. 합금의 이종 원자는 주위의 기존 원자에 격자 변형률을 부과하므로, 합금은 순수 금속보다 더 강하다. 이러한 이종 원자의 격자 변형장과 전위의 격자 변형장의 상호작용은 결과적으로 전위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예를 들면, 기존 원자보다 작은 이종 원자는 주위의 결정격자에 인장 변형률을 야기시킨다. 이러한 용질 원자는 전위의 주위에 모임으로써, 전위의 주위 격자에 나타나는 변형률을 상쇄시켜 전체 변형률 에너지를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작은 이종 원자는 이 원자에 의해 야기되는 인장 변형률로 전위의 압축 변형률을 부분적으로 감쇄시킬 수 있는 곳에 모이게 된다.
이종 원자가 전위 주위에 존재하면, 전위가 움직이기 위해서 이들로부터 벗어나야 하므로 전체 격자 변형률은 증가한다. 따라서 슬립에 대한 저항성은 더 커진다. 또한 소성변형 중에도 움직이고 있는 전위와 이종 원자 사이에 나타나는 격자 변형률의 상호작용은 계속 존재한다. 그러므로 고용체 합금에 소성변형을 일으키려면 더 큰 작용 응력이 요구된다. 즉, 강도와 경도가 증가한다.
변형 강화란 연성 금속이 변형을 일으킴에 따라 점점 더 단단해지는 현상이다. 냉간 가공은 변형이 일어나는 온도가 금속의 융점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가공 경화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금속은 상온에서 변형 경화 현상을 일으킨다. 소성 가공의 정도는 변형률로 나타내는 것보다는 냉간 가공률로 나타내는 것이 편리하다. 냉간 가공이 증가하면 항복 강도와 인장 강도가 증가한다. 경도와 강도의 향상은 연성의 문제를 초래한다. 강, 황동, 구리 합금의 경우 모두 냉간 가공의 증가에 따라 연성은 감소한다.
변형 경화 현상에서 금속을 소성변형 시킨 후 응력을 제거했다가 응력을 다시 가하면, 새로운 항복 강도가 나타난다. 새로운 항복 강도가 기존 항복 강도보다 크므로, 이 과정 동안에 재료가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형 경화 현상은 전위 사이에 나타나는 변형장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변형 정도가 증가할수록 금속의 전위 밀도는 증가하므로, 결과적으로 전위 사이의 간격은 좁아져 점점 가까운 위치에 놓인다. 평균적으로 전위와 전위 사이의 변형장은 서로 밀친다. 그러므로 한 전위의 움직임은 다른 전위에 의해 방해를 받으므로, 전위 밀도가 증가할수록 전위의 움직임에 대한 다른 전위의 방해는 점점 커진다. 따라서 냉간 가공의 양이 증가할수록 변형에 필요한 응력은 증가한다. 상업적 제작 과정 중에 변형 경화 현상을 이용하여 금속의 기계적 성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변형 경화 효과는 어닐링 열처리에 의해 제거할 수 있다.
한편, 진응력과 진변형률에 관한 식에서 매개변수 n은 변형 경화 지수라고 부르며, 금속의 변형 경화성을 나타낸다. n 값이 클수록 주어진 소성변형률에서의 변형 경화 정도는 커진다. 지금까지 단일상 금속 합금을 강화시키는 세 가지 기구(결정립 크기 감소, 고용체 강화, 변형 경화)에 대하여 기술하였으며, 이 기구들은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용체 강화 재료가 변형 경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높은 온도에서는 결정립 크기 감소와 변형 경화에 의한 강화 효과는 제거되거나, 적어도 감소될 수 있다. 반면에, 고용체 강화는 열처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금속의 회복, 재결정 및 결정립 성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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