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재료의 파손은 인명 피해, 경제적 손실, 생산 및 운전 실적의 저하를 초래한다. 파손의 원인과 재료의 거동 상태를 잘 알고 있어도 파손을 완전히 방지하기는 어렵다. 파손의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부적절한 재료의 선정 및 제작, 부적합한 기기 설계, 기기의 작동 오류 등을 들 수 있다. 기술자는 파손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파손이 일어난 경우에는 파손의 원인을 분석하여 차후의 파손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늘은 연성 및 취성 파괴, 파괴역학의 기초, 충격 파괴 시험 등에 대해 알아보자.
파괴란 재료의 융점보다 낮은 온도에서 정적 응력을 가함으로써 물체가 두 조각 이상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작용 응력의 형태로는 인장 응력, 압축 응력, 전단 응력 또는 뒤틀림 응력 등이 있으나, 이 글에서는 단일축 인장 하중에 따라 나타나는 파괴 현상만을 다루겠다. 공학 재료의 파괴 형태는 재료의 소성 가공성에 따라 연성 파괴와 취성 파괴로 나눌 수 있다. 연성 재료는 소성변형이 상당히 일어난 후에 파괴가 일어나므로, 이 과정 중에 많은 에너지를 흡수한다. 반면에, 취성 재료는 소성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파괴가 일어나므로, 흡수 에너지의 양은 매우 적다. 연성과 취성은 주어진 상황에 따른 상대적 개념이다. 연성은 신장 백분율이나 단면 감소율로 나타내며, 온도, 변형률 속도 및 응력 상태의 함수이다. 연성 재료의 취성 파괴에 대한 내용은 앞으로 다뤄볼 것이다.
모든 파괴 과정은 균열 생성과 균열 전파의 2단계로 나누어지며, 파괴 형태는 주로 균열 전파 기구에 따라 결정된다. 연성 파괴에서는 진전하는 균열 주위에 상당한 소성변형이 나타난다. 또한 균열은 대체로 천천히 진전하는데 이러한 균열을 안정된 균열이라고 한다. 즉, 작용 응력이 증가하지 않으면 균열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다. 상당한 소성변형이 일어난 흔적은 파괴면에도 나타난다. 반면에, 취성 파괴에서는 균열이 매우 빠르게 진전되며, 소성변형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균열을 불안정한 균열이라고 하며, 작용 응력이 증가하지 않아도 일단 진전하기 시작한 균열은 매우 빠르게 전파한다.
연성파괴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로, 취성 파괴보다 선호된다. 첫째로, 취성파괴는 어떠한 징후도 없이 급작스럽게 일어난다. 이는 자발적인 빠른 균열 전파의 결과이다. 반면에 연성 파괴는 파괴에 앞서 상당한 소성변형이 일어나므로 파괴가 일어나기 전에 방지 조치를 취할 수가 있다. 둘째, 일반적으로 연성 재료는 인성이 크므로 연성 파괴가 일어나는 데에는 더 많은 변형률 에너지가 요구된다. 대부분의 금속 합금은 인장 응력이 작용할 경우 연성 파괴를 일으키지만, 세라믹은 전형적으로 취성 파괴를 일으키며, 폴리머의 경우에는 두 가지 파괴 형태가 모두 일어난다.
연성 파괴의 표면은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독특한 형상을 나타낸다. 거시적 파괴 형태를 개략적으로 나타낸 것을 보면, 위아래가 좁아지는 형태의 파괴 형상은 순금이나 납과 같이 매우 연한 금속이 상온에서 파괴될 때 나타나며, 다른 금속이나 폴리머 및 무기 유리도 높은 온도에서는 이와 같은 파괴 형상을 보인다. 이와 같이 연성이 매우 큰 재료는 끊어지는 부분이 점으로 되어 완전한 100%의 단면적 감소를 나타낸다. 가장 일반적인 연성 금속의 인장 파괴는 파괴가 일어나기 전에 어느 정도의 네킹 현상이 나타난다. 연성 파괴의 단계는 첫째, 네킹 현상이 시작한 후에 조그만 동공과 미세 기공이 단면 내부에 형성된다. 그 후 변형이 계속됨에 따라 미세 기공들도 성장을 계속하는데, 성장한 미세 기공들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타원형 균열을 형성한다. 타원형 균열의 장축은 응력 방향에 수직이며, 이 균열은 미세 기공들과의 연결 과정을 통하여 균열의 장축 방향으로 점점 진전한다. 그 후 네킹 부분의 바깥 주위를 따라 매우 빠른 균열 전파가 일어남으로써 마침내 파괴가 일어난다. 최종 파괴는 전단 응력이 최대가 되는 인장축과 45도의 각도로 전단 변형에 의해 일어난다. 파괴된 한쪽은 컵 같은 모양이고, 다른 쪽은 볼록한 원뿔 모양이므로, 이와 같은 파괴 형상을 가리켜 컵-원뿔 파괴라고 한다. 파괴 시편에서 가운데 내부면은 불규칙한 섬유질 모습을 띠고 있으며, 이것은 파괴 전에 상당한 소성변형이 일어났다는 것을 말해 준다.
파괴면을 주사 전자현미경으로 조사함으로써, 파괴 기구를 좀 더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가리켜 파면 사진학이라고 한다. 광학현미경에 비해 전자현미경은 해상력과 시계 심도가 월등하므로, 파괴면의 울퉁불퉁한 모양을 관찰하기에 적합하다. 시편의 중앙 부위를 고배율로 관찰하면 섬유질 모습이 수많은 공의 반쪽 모양을 갖는 딤플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면 구조가 단일축 인장 파손의 특징이다. 컵-원뿔 파괴의 45도 전단 입술 지역에서도 딤플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들은 공 모양이 아니라, C자 모양이나 한쪽으로 늘어난 모습을 갖고 있다. 이러한 포물선형 모양은 파손이 전단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모양 이외에 다른 파괴 모양도 나타난다. 파괴면 사진으로부터 파괴 형태, 응력 상태 및 균열의 시작 위치 등과 같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성 파괴는 소성변형이 거의 없이 균열이 매우 빠르게 진전하여 일어난다. 균열의 진전 방향은 작용 인장 응력 방향에 거의 수직이며, 파괴면은 대체로 편평하다. 취성 파괴면의 특징은 소성변형이 일어난 흔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강 시편의 파괴면에서와 같이 V자 모양의 쉐브론 표시가 균열의 시작점으로부터 시편의 중앙 부위를 따라 연속으로 퍼져나간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선이나 등선 모양이 균열 시작점에서부터 부채꼴로 퍼져나간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육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매우 단단하고 미세한 결정립을 갖는 금속의 파괴면에는 식별할 만한 파괴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세라믹 유리와 같은 비정질 재료의 취성 파괴면은 대체로 고른 표면을 가지므로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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