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취성 결정 재료의 균열 전파는 어떤 특정 결정면을 따라 원자 간의 결합이 연속으로 끊어짐으로써 진행된다. 이를 가리켜 벽계 파손이라고 하며, 결정립을 가로질러 균열이 전파하므로 입내 파괴라고 부른다. 이러한 파괴면을 저배율로 관찰하면 grainy 또는 faceted texture가 눈에 띈다. 이러한 모습은 벽계면의 방향이 결정립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을 보면 뚜렷이 알 수 있다. 몇몇 합금에서는 균여 전파가 입계를 따라 일어나며, 이를 가리켜 입계 파괴라고 한다. 주사 현미경 사진을 보면 결정립의 3차원 형태가 명확히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입계 파괴는 입계가 취약한 경우에 일어난다.
연성 재료의 취성 파괴가 일어남에 따라 파괴 기구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 결과로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파괴역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등장했다. 파괴역학이란 재료 성질, 응력의 크기,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결함의 존재 및 균열 전파 기구 사이의 관계를 정량화한 것이다.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설계 기술자는 구조물의 파괴에 대비할 능력을 갖춘다. 오늘은 파괴역학의 기본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취성이 큰 재료의 파괴 강도 측정값은 원자 결합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이론적 계산값보다 매우 작다. 이러한 차이는 일반적인 조건에서 재료이 내부와 표면에 항상 존재하는 매우 작고, 세밀한 결함이나 균열의 존재로 설명이 가능하다. 작용 응력은 결함의 첨단 부분에 집중되어 파괴 강도를 낮추며, 응력이 집중되는 정도는 균열의 방향과 기하학적 형상에 따라 다르다. 내부 균일이 존재하는 단면의 응력 상태를 보면, 균열 첨단에서 멀어질수록 국부 응력이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아주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의 응력은 하중을 단면적으로 나눈값인 공칭 응력값을 갖는다. 이러한 결함들은 결함 주위에서의 응력을 증폭시키므로 응력 상승자라고도 한다. 균열이 타원형이고 균열의 장축 방향이 작용 응력에 수직이라면, 균열 첨단에서의 최대 응력은 공칭 작용 인장 응력, 균열 첨단 부분의 곡률 반경, 표면 균열의 길이를 통해 나타낼 수 있다. 최대 응력과 공칭 작용 인장 응력의 비를 응력 집중 계수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값은 외부 응력이 작은 균열의 첨단 부분에서 증폭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응력의 증폭 현상은 미시적인 결함뿐만 아니라 내부 구멍이나 급격히 각이진 부분과 노치와 같은 대형 구조물의 불연속 부위에서도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응력 상승효과는 연성 재료보다 취성 재료에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연성 재료의 경우에는 최대 응력이 항복 응력보다 커지면 소성변형이 일어나므로 응력 상승 부위는 좀 더 균일한 응력 분포 상태로 변하고, 최대 응력 집중 계수값도 이론값보다 작아진다. 그러나 취성 재료에서는 결함 주위에 항복이나 응력 재분포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론적인 응력 집중 계수값이 그대로 나타난다. 파괴역학의 기본 원리를 적용하면, 취성 재료의 균열 전파에 필요한 임계 응력의 크기는 탄성 계수, 비표면 에너지, 그리고 내부 균열 길이의 절반으로 나타낼 수 있다. 모든 취성 재료는 크기와 기하학적 형상과 방향이 다른 조그만 균열과 결함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결함들의 끝단에서의 인장 응력이 임계 응력 값을 초과하면 균열이 생성, 전파하여 파괴에 이른다. 아주 작고 실제로 결함이 없는 금속 또는 세라믹 위스커는 이론값에 근접하는 파괴 강도를 보유한다.
파괴역학의 기본 이론을 적용하면, 균열 전파에 대한 임계 응력과 균열 길이의 관계를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균열이 존재할 때, 취성 파괴에 대한 재료의 저항 정도를 나타내는 재료의 성질을 파괴 인성이라 한다. 대체로 얇은 판에 있어 파괴 인성 값은 시편 두께에 따라 변한다. 시편의 두계가 균열 크기보다 매우 크면 파괴 인성 값은 시편 두께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이를 평면 변형률 상태라고 한다. 평면 변형률이란, 하중이 균열에 가해질 경우, 앞면과 뒷면에 수직인 변형률 성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두꺼운 시편에서의 파괴 인성 값을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이라 한다. 균열이 진전할 때 소성변형이 거의 수반되지 않는 취성 재료의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 값은 매우 낮고, 대형 파손에 취약한 반면, 연성재료의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 값은 대체로 크다. 파괴 역학은 특히 중간 정도의 연성을 갖는 재료의 대형 파손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은 기본적인 재료 성질로서,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로는 온도, 변형률 속도, 미세조직 등이 있다. 온도가 감소할수록 또한 변형률 속도가 증가할수록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 값은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고용체 강화와 분산 경화 또는 변형 경화에 의해 항복 강도를 증가시키면,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 값은 감소하며, 결정립을 미세화할수록 조성의 변화나 다른 미세조직의 변화가 없는 한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 값은 증가한다. 평면 변형률 파괴 인성의 측정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모드 I 균열 변위를 나타내는 어떠한 크기나 형상을 갖는 시편도 사용할 수가 있다.
구조용 재료의 파괴 인성 값을 측정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표준화된 시험법이 고안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표준 시험 방법들은 ASTM에 의해 개발되었다. 시험 절차와 시편 형상들은 대체로 복잡하므로, 오늘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각각의 시험 방법에 있어, 시편에는 날카로운 균열이 사전 결함으로 제작 포함되어 있다. 시험 장치는 규정된 속도로 시편에 하중을 가하고, 하중 값과 균열 변위 값을 측정한다. 이러한 데이터 값을 파괴 인성 값으로 수용하기 전에,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정해진 기준을 만족하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험 방법은 금속에 대한 것이지만, 세라믹과 폴리머 및 복합 재료에 대한 시험법도 개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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